1. [원티드]
제임스 매커보이에 안젤리나 졸리면 100분간 화보만 찍어도 완소일텐데 힘들게 뛰고 맞고 때리고 총질에다 심지어 벗기까지 해주시니 닥치고 하악하악... 이러니 무슨 객관적인 감상을 쓸 수 있겠습니까. 다시 보러 갈 거에요.
세상에서 가장 예쁜 눈을 가진 찌질이 웨슬리의 드림 컴 트루, 자판 알이 날아다니던 키보드 장면이 유쾌한 이유겠죠. 소심해서 감히 상상도 들킬새라 은밀하게 해왔던 나의 소원을 들어준 이들과 숨겨져 있던 아버지의 이야기까지. '넌 남자(Man)야, 넌 정말 멋진 놈이야.' 그 한 마디에 구름 위를 걷는, '진짜 남자' 페티시를 지닌 평범한 남자들을 위한 영화더군요.
사실 이 영화는 매커보이도 매커보이지만 예고편에 나왔던 달리는 전철 위에서 우아하게 자세를 낮추는 졸리 언니에게 말 그대로 뻑이 가버려서 그 때부터 '이 영화는 반드시 본다'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어요. CGV에서 어찌나 예고편을 틀어제끼던지 안 봤음에도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 정도가 되어서야 개봉했는데 역시나 졸리 언니는 킹왕짱 멋졌습니다. 라라 크로포드의 섹시함을 넘어서서 이제는 말 그대로 여신같은 느낌이랄까요. [쿵푸 팬더]를 보며 타이그리스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'역시 앤지다' 싶었는데 이제 이 언니의 이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무릎 꿇고 경배해야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. 터질 듯한 몸매에서 좀 야윈 듯 싶더니 줄어든 지방과 근육 대신 감히 거부할 수 없는 우아함을 몸에 두르셨어요. 그게 여자와 어머니의 차이인지도 모르죠. 아무튼 빵발 횽은 졸리 언니를 떠받들고 살아 마땅합니다. 언니 부디 순산하시기를. (샤일로 동생이 무려 두 명이나 하앍하앍)
2, [카운터페이터]
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화폐(달러와 파운드)를 대량으로 위조해 유통시켜 영국의 경제를 붕괴시키겠다던 독일 재무성의 베른하르트 작전을 다룬 영화에요. 작전 책임자인 베른하르트 크루거 중령의 이름을 따온건데 이 작전을 위해 동원된 인력이 아우슈비츠와 같은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유태인들이었죠. 동원하기 쉽고 일이 잘못됐을 경우 죽여 입을 막는 것이 용이해서 그랬겠지만 아이러니하게 이 작전이 몇몇의 유태인들에게 다소 안락한 삶과 생명을 보장했습니다. 이 중 끝까지 살아남은 이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, 나치의 도구가 되어 비겁한 삶을 이어나갈 순 없다는 이상주의자 아돌프 부르거와 어찌해서든 살아남는게, 너와 나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아남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위조지폐범 살로몬 소로비치의 갈등과 그들이 위조 지폐를 만들었던 19구역의 풍경을 그린 작품이에요.
큰 뜻,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을 위해서 우리 목숨은 버릴 수 있어야 한다라는 몽상가 부르거와 살아남기위해, 동료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재능으로 거래를 하는 소로비치의 대결이 좀 얄팍하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'현실에 바탕을 두었다'라는 말에 깃든 힘이 꽤나 상당하니까요. 보는 내내 부르거 때문에 답답했지만 자신의 신념을 댓가로 목숨을 내놓아야할 때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부르거에게 차마 돌을 던질 수도 없겠더군요. 묵직하고 답답했던 영화의 엔딩은 꽤나 소박하고 로맨틱했습니다. 성깔 있게 생겨서는 의외로 괜찮은 놈, 협상의 달인; 살리(소로비치)의 말 '돈이야 또 만들면 되는거지.'
3. [핸콕]
몸은 히어로인데 성질이 안티 히어로인 핸콕이 무려 윌 스미스입니다. 거기다 샤를리즈 테론까지. 뭐가 더 필요합니까. 몸에 좋은 자연식 먹다 보면 문득 찾게 되는 불량 식품, 정크 푸드의 그 맛. 그렇다고 완전 막장은 아닌, 적어도 버거왕 정도는 되는 퀄리티. (근데 얘네 30개월 이상 소 어쩌고 난리더만요-_-; 이제 와퍼 못 먹나 ㅠ_ㅠ) OST도 신나고 좋더군요. 듣다 보면 짝다리하고서 적당히 건들거려야 할 것 같은 느낌 :)
가진 힘을 주체하지 못하고 써대며 사실 영웅이어야 하는데 하는 짓은 민폐의 절정인 사고뭉치 핸콕이 괜찮은 인간이 되어가는 초반 30분의 스토리는 참 유쾌하고 좋았는데 이상하게 신파로 흐르면서 이 영화에 (실제로) 먹구름이 끼고 회오리가 닥칩니다. 그렇지만 쏘 스윗, 러블리 러블리 윌리 때문에 좋았어요. 면도를 안 해도 멋지고, 길에서 자도 근사하고 (할 수만 있다면 떠메고 집에 와버렸으면 싶은), 슈퍼 히어로의 숙명과도 같은 쫄쫄이 수트를 입어도 그 잘난 몸매로 소화해내며 심지어 머그샷마저도 얼짱 각도인 핸콕 +_+ (
오로지 윌 스미스의 매력에 기댄 영화지만 사실 그건 당연한 겁니다.
이 남자 겁나게 섹시하고 유쾌하며 매력적이니까요. 근데 이봐 윌리, 당분간 수트는 안 입을 작정이야? (...)
4. [크로싱]
북한 아이처럼 보이기 위해서 촬영 기간 동안 밥을 잘 안 먹었다던 아역 배우(신명철)가 나오는, 그 탓인지 아버지 차인표도 그럴싸했던 영화. 우리가 부른 배때지를 두드리며 이념을 논할 때 누군가는 그냥 굶고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는 처절한 현실.

